정조국 “제 가치 증명 못하면 축구화를 벗어야겠죠”

2019.07.10 21:02 입력 2019.07.10 21:08 수정

오늘도 골문 ‘정조준’…K리그 베테랑 정조국이 사는 법

강원 FC 정조국이 지난 9일 K리그1 상주 상무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FC 정조국이 지난 9일 K리그1 상주 상무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 17년차, 잊혀져가던 노장
최근 4경기서 4골 1도움 폭발
“나는 아직 보여줄 게 더 있어”
옛 스승 최용수 감독도 ‘극찬’

1984년생. 올해 만 35세. 2003년 프로에 입문해 올해 17년차인 정조국(강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이 됐다. 시즌 초반 출전 기회가 줄어들며 잊혀지는 듯했던 정조국은 최근 무시무시한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정조국은 지난 9일 상주 상무와의 K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골을 터뜨렸다. 정승용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 강슛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의 발 터치로 상대 수비를 제친 장면에는 여전한 정조국의 기량이 그대로 담겼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조국은 “홈에서 팬들이 원하는 많은 골을 넣었고,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번 시즌 정조국의 기록은 4골·1도움뿐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공격포인트 5개가 모두 최근 4경기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23일 0-4로 끌려가다 5-4로 뒤집어 희대의 역전승으로 회자되고 있는 포항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30일 인천전에서는 0-1로 끌려가던 경기에서 홀로 2골을 잡아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상주전 골까지, 골감각은 지금 절정을 향해 있다. 정조국은 “여름이 돼 더워지면서 수비수들에게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공격수인 내게는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몸을 낮췄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정조국은 선발보다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날이 더 많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기회를 얻지 못해 초조할 법 했지만, 정조국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프로라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는 길은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그래서 항상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정조국은 또 “앞으로도 축구화를 벗는 날까지 계속해서 그라운드에서 증명해야 한다. 증명을 못한다면 그때 축구화를 벗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후배들도 살펴야 하는 게 그의 역할 중 하나다. 정조국도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정조국은 “이제 후배들을 잘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그라운드에 밀접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경험을 토대로 소통을 많이 하면서 후배들 생각을 알아가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화려하게 돌아왔음에도 정조국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한때 FC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용수 감독이 최근 “살아 있는 것 같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정조국이라는 이름은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며 극찬을 했다. 이에 정조국은 “아직 더 보여줄 게 있다. 공격수인 나는 골로 증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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